필자(가운데)가 네 살 때 어머니 품에 안겨 형제들과 찍은 사진.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나는 매년 가슴 한쪽이 아려 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던 그해 겨울도 유난히 추웠다. 지금도 그날의 차가운 공기와 매서운 바람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어머니는 평생 질병과 고통 속에서 사셨다. 늘 기침과 통증을 안고 살아가셨다. 그러다 마흔다섯이라는 젊은 나이에 이 세상을 떠나셨다. 자식으로서는 너무 이른 나이였고, 어머니에게는 너무 긴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납골당이라는 곳이 흔하지 않았다. 돌아가신 분을 묘에 모시거나 화장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어머니도 화장터에서 마지막 절차를 마친 뒤 한 줌의 가루가 되어 깊은 산속의 어느 곳에 뿌려졌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변했다. 납골당이라는 곳이 생겼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아가시면 그곳에 모신다. 납골당 건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 어머니는 지금도 저 깊은 산속에 홀로 계시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일까. 추운 겨울이 찾아오면 어머니 생각이 더욱 간절해진다. 평생 기침과 가슴 통증으로 힘들게 사시다 가신 분인데 돌아가신 뒤에도 깊은 산속에 계신다고 생각하면 자식으로서 마음이 편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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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골당에 계신 분들은 언제든 찾아뵐 수 있다. 사진도 있고, 이름도 있고, 머물러 계신 자리도 분명하다. 그 앞에 앉아 이야기도 나눌 수 있고, 보고 싶을 때 찾아가 인사도 드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어머니가 계신 곳은 깊은 산속이다.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어머니의 사진 한 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어머니가 그곳에 계셨다는 흔적조차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납골당을 볼 때마다 그곳에 모셔진 분들이 부럽기까지 하다. ‘어머니가 저곳에 계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가끔은 어머니에게 원망의 말을 해 보고 싶기도 하다. ‘뭐가 그렇게 급하셨어요. 조금만 더 천천히 가시지 그랬어요. 자식들 곁에 조금만 더 계시지 그랬어요.’
이제는 수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그리움은 세월만큼 희미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어머니가 더 보고 싶어진다. 어머니가 계신 깊은 산속을 생각하다 보면 엉뚱한 생각도 든다. ‘어머니. 그곳에서 친구들 많이 사귀셨나요? 혼자 계시지는 않지요? 새들과도 이야기를 나누시나요?’
살아생전 그렇게 기침을 많이 하셨으니 새들이 어머니의 기침 소리를 듣고 놀라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어머니,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으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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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도 아프지 않고, 기침도 하지 않으시지요? 맛있는 것도 많이 드시고, 좋은 사람들과 웃으며 지내고 계시지요?’
이제는 내가 어머니께 해 드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그저 마음속으로 불러 보고 싶다고 말하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뿐이다. 어머니. 다음 기일에는 꼭 놀러 오세요. 그곳에서 좋은 분들과 함께 오셔도 됩니다. 맛있는 음식도 많이 준비해 놓을게요. 그런데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몇 분이나 오시는지는 미리 알려 주세요. 그래야 음식이 모자라지 않게 넉넉히 준비하지요.
어머니가 떠나신 후 세상은 많이 변했고 나는 나이를 먹었지만, 내 마음속 어머니의 모습은 아직도 그때 그대로입니다. 추운 겨울이 오면 나는 또 하늘을 바라보고, 깊은 산속 어딘가에 계실 어머니를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조용히 말하겠습니다. 어머니, 많이 보고 싶어요. 그곳에서는 부디 아프지 마세요. 춥지도, 외롭지도 마세요. 다음 기일에는 꼭 오세요. 맛있는 음식 준비해 놓을게요. 그때 뵈어요, 어머니, 그립습니다.
아들 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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