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피해자가 검찰청에 찾아가 고소를 하거나 검사가 범죄 피의자를 수사하는 일이 60일 뒤 사라진다.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사의 수사권 전면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형소법) 개정안이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 78년 만에 검찰청이 폐지되고 수사와 기소는 완전히 분리된다. 보이스피싱범조차 ‘검찰청 아무개 검사, 아무개 수사관’을 사칭할 정도로 70년 넘게 굳어진 ‘검찰 수사 시대’가 막을 내린다.
1954년 형소법 제정 이후 72년간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틀어쥐고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탈선 검사들과 정치 검사들은 ‘표적수사’와 ‘별건수사’로 권한을 남용했고, 법과 원칙을 굽혀 가며 권력의 풍향을 좇았다. 형소법 개정은 이런 잘못을 바로잡는다는 취지였지만, 벼락치기 입법 과정에서 정작 형사사법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인 국민이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 제도가 안착하려면 법 시행까지 남은 두 달간 국민 눈높이에서 다섯 영역의 혼란과 불편부터 줄여야 한다.
첫째, 형소법 개정으로 검사가 맡던 수사 영역에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검사의 빈자리를 채울 조직과 제도적 지원이 없으면 범죄 피해자가 검사 역할까지 하며 수사를 직접 챙겨야 하는 황당한 일이 생긴다. 형사사법 서비스 품질 저하로 반드시 잡아야 할 범죄자를 놓치고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범죄 피해자들이 권리를 구제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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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형소법은 피해자 이의제기권과 자료열람권 등을 보장했지만 제도가 바뀌면 법률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은 ‘몰라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날 수 있다. 노약자나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의신청 문을 넓히고, 피해자 지원 기구를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둘째, 경찰과 공소청의 수사 협력의 공백을 없애는 방법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경찰 1인당 접수 사건은 130건이 넘고 사건당 처리 기간도 평균 56일 걸린다고 한다. 개정된 형소법에 따르면 검사가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경찰이 원칙적으로 1개월 이내에 보완 수사 결과를 통보해야 하지만, 지금도 보완 수사를 1개월 내로 끝내는 경우는 30%가 안 된다.
중수청에 이관해야 하는 중대 범죄 등을 실제로 분류해 적용하는 과정에서 혼란이나 기관 간 권한과 책임의 ‘핑퐁’이 생기면 수사 지연이 불가피하다. 특히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은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제도가 필요하다.
셋째, 경찰과 지자체 등에 소속된 특별사법경찰관의 수사 전문성 부족과 수사관들 간의 역량 편차도 문제다. 33년 만에 화성 연쇄 살인의 전모가 밝혀진 ‘이춘재 사건’처럼 수사력 부재로 장기 미제사건이 되거나 부실·강압 수사로 억울한 사람이 죄를 뒤집어쓰는 일이 없어야 한다. 전문 수사관 양성을 위한 교육 훈련 체계와 성과 보상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검찰처럼 무죄가 확정된 형사 사건에 대해 구체적이고 명백한 오류가 있으면 인사 평정에서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운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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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검찰이 가진 칼을 경찰에게 주는 식의 개혁은 ‘회전문 권력’을 만든다.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부실한 내부 감시와 견제 시스템부터 바로 세워야 ‘정치 경찰’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 경찰과 중수청을 모두 거느린 행정안전부의 권력을 견제할 장치도 필요하다. 유명무실한 ‘국가경찰위원회’를 중립적 감시 기구로 개편하고 2중, 3중 견제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진짜 개혁은 지금부터다. 검찰과 경찰 수장의 공백 속에 현장에서는 “경찰 중수청 공소청 등 업무 범위와 실무 절차를 조정하는 일만 해도 6개월 넘게 걸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6000여 명에 이르는 검찰 수사관 인력도 재배치해야 한다. 하지만 두 달 뒤 출범하는 중수청은 직제나 수사관 임용 기준조차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 국민 혼란과 불편을 최소화하려면 조직 개편과 업무 조정 등을 관리하는 범국가적 변화 관리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개정 형소법은 검사의 수사권을 폐지했지만, 특검법은 특검과 파견 검사의 수사를 가능하게 해 원칙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의 독자적 영장 청구가 불가능해짐에 따라 헌법상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둘러싼 논란도 예상된다. 법원의 공소기각 판단 범위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기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와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가 추가됐지만, 기준이 모호해 법적 안정성을 해치고 특정 사건들에 대한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후속 입법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한다.
아무리 취지가 좋은 제도도 이를 운용하는 행정부나 사법부가 후진적이면 형사사법 시스템은 타락하고 서비스 품질은 추락한다. 법과 제도보다 사람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된다. 법원의 공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