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규 예비역 준장, 전 육군본부 정훈공보실장. 수필가
영화 ‘탑건’의 주인공 매버릭이 보여준 당당함은 군인 정신의 정수를 상징한다.
“자유는 두려움이 없는 것”이라는 대사처럼, 외부의 압박에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임무를 수행하는 용기야말로 군의 근간이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 군은 ‘두려움 없는 용기’를 잃어가고 있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육·해·공군사관학교 통합 및 국군사관학교 창설’ 정책은 군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뿌리째 흔드는 제도적 ‘입틀막’이다.
국방부는 지원율 하락과 중도 자퇴율 증가를 이유로 학교 통합과 지방 이전을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이는 원인과 처방이 뒤바뀐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다. 인재들이 사관학교를 외면하는 근본 이유는 낙후된 인사제도, 초급간부의 열악한 처우, 복무 여건의 악화에 있다. 이러한 본질적 환경 개선 없이 외형만을 통합해 지방으로 이전하는 것은, 오히려 우수 인재의 기피 현상을 심화시킬 뿐이다
바다게임이야기
.
더 큰 문제는 이 졸속 정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정작 당사자인 사관생도와 현역 군인들이 철저히 소외돼 있다는 .이다. 이들은 정책의 모순을 누구보다 잘 알지만, ‘정치적 중립 의무’와 엄격한 상명하복 문화라는 제도적 쇠사슬에 묶여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권력이 처벌과 규제를 앞세워 구성원의 자기검열을 조장하는 이 비극은 대한민국 군대 내부의 심각한 위기를 방증한다.
현역들이 입을 열 수 없다면, 그들의 닫힌 입을 대신해 광장으로 나와야 할 주체는 명확하다. 바로 군을 먼저 경험한 예비역들과 자녀를 군에 보낸 학부모들이다. 이들의 저항은 조직 이기주의가 아닌, 후배들이 올바른 환경에서 성장할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공익적 저항’이다.
이미 국민의 75%가 이 정책에 반대하고 있으나, 권력의 독선은 때로 침묵하는 다수의 여론을 무시하고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기도 한다
신천지추천
.
따라서 이제는 단순한 반대를 넘어, 국민 모두가 이 문제를 우리 가족과 국가 안보의 비상사태로 인식하도록 여론의 불씨를 더 크게 지펴야 한다. 국방부의 독선을 막고 군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 예비역 사회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굴레 뒤에 숨은 행정 편의주의를 강력히 질타해야 한다. 또한 학부모와 시민사회는 이것이 군인들만의 논쟁이 아닌, 우리 영토와 영공을 지킬 미래 지휘관의 자질이 걸린 민생 안보 문제임을 인식하고 거대한 범국민적 저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진정한 군인의 자유와 용기는 획일적인 제도적 틀 속에서 자라지 않는다. 국방부는 현역들의 침묵과 국민의 압도적인 반대를 왜곡하지 말고, 안보를 위협하는 사관학교 졸속 통합 및 지방 이전 계획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 ‘두려움 없는 매버릭’들이 길러질 수 있는 자율과 전문성의 토양을 회복하는 것, 그것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실천해야 할 진정한 자유의 가치이자 군을 살리는 길이다.
장석규 예비역 육군 준장· 전 육군본부 정훈공보실장. 수필가
것이 군인들만의 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