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다시 3%대로 올라섰다. 2일 국가데이터처는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3.1% 올랐다고 했다. 5월 3.1%, 6월 3.2%를 기록했던 물가가 7월 2.8%로 빠졌다가 다시 오른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시행된 휴대전화 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를 빼면 2.5% 오른 것이라고 했는데, 궁색한 설명이다.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억지로 유가를 누르지 않았다면 물가는 3.6% 올랐을 것이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이 2.6% 내리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내렸으나, 작년 8월 그 가격이 유독 높았던 데 따른 '착시 효과'에 가깝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지난달에 비하면 1.2% 올랐다. 신선채소는 12.5%, 배추는 37%, 시금치는 68%, 부추는 65% 뛰었다. 9월 추석 물가가 두렵다.
한국은행도 이날 "9월 소비자물가는 근원 품목을 중심으로 기조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7월과 8월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3%로 올린 것도 물가 탓이 컸다.
그러나 정부 정책은 반대다. 내년 예산안 규모가 무려 820조9000억원이다. 올해보다 93조원(12.8%)이나 늘었다. 역대급 슈퍼예산이다. 여기에 162조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조성해 내년에만 45조4000억원을 지출한다. 이렇게 시중에 풀린 돈이 내수를 자극하면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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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예산이 풀리기도 전인 지금부터 물가가 들썩이는데, 내년에는 어떻겠나. 한은은 물가를 잡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는데, 정부는 거꾸로 액셀을 밟는 꼴이다.
물가가 오르면 호주머니가 얇은 서민층이 더욱 큰 피해를 본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도 "높은 물가는 취약계층에 더욱 가혹하다"며 "물가 안정은 민생 경제의 기본이자 양극화 해소의 출발。"이라고 했다. 슈퍼예산이 그 기본을 해칠까 걱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가 대응에 총력을 다해 달라고 거듭 강조했는데, 무엇보다 선심성 돈 풀기부터 없애야 한다. 재정을 펑펑 쓰면서 물가 잡기를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겸 재정경제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