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문 보니…"공개 규정 없다고 비공개? 중앙지법 해석론일뿐"
원고 참여연대, 판결문 공개 촉구
윤석열씨 내란우두머리 사건 판결문의 실명 공개를 거부한 서울중앙지법의 처분이 위법하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이 나왔다. 형사소송법에 명시적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공개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알 권리와 정보공개 청구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참여연대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4월 12·3 내란죄 1심 판결문의 실명 판결문을 서울중앙지법에 정보공개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해당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참여연대가 공개 요구한 사건은 지난 2월19일 서울중앙지법 25형사부(지귀연 부장판사)의 윤석열·김용현·노상원·김용군·조지호·김봉식·윤승영·목현태 피고인에 대한 내란우두머리·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이다. 윤석열씨는 해당 판결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은 당시 판결문을 익명 처리본에 한해, 법조출입기자단 소속 언론사에만 제공했다. 일반 국민의 판결문 열람 신청과 정보공개 청구는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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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30일 참여연대에 회신하면서 형사소송법 조항을 들며 “형사판결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정보공개법에 의한 정보공개청구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가 18일 공개한 서울행정법원 판결문(17일 선고)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형사소송법 조항 세 가지를 들며 정보공개 처리를 거부했다. △사건 피고인·변호인이 소송 중인 사건에 대한 소송서류나 증거물을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한 조항(35조) △누구든지 확정 판결문을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열람·복사할 수 있도록 한 조항(59조의3) △피해자 측의 소송 중 사건에 대한 공판 기록에 대한 열람 등사 신청을 허용한 조항(294조의4)이다. 이들 규정이 '정보공개에 관해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해 정보공개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이에 따라 정보공개 청구 자체가 금지된다는 주장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강우찬 부장판사)가 판결문에서 사건 쟁。을 정리한 그림표.
재판부는 이들 법 규정이 미확정 판결의 공개를 금지하지 않았다며 참여연대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상) 위 각 규정은 모두 판결문의 열람·등사를 절대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아니라, 일정한 경우에 이를 열어주는 규정들”이라며 “미확정 형사판결문의 열람·등사를 어떤 경우라도 금지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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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법률이 일정한 사람에게 특정 정보의 열람·복사를 허용한다는 사정만으로, 정보공개법의 적용이 당연히 배제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재판부는 서울중앙지법의 논리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으니, 반대로 뒤집어서 이는 사실상 금지된 것이고, 이러한 특별한 해석에 따르면 정보공개법에 대한 특별규정이 있게 되는 셈이니 정보공개청구도 금지된다'라는 나름의 해석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같은 해석)는 개별 정보의 공개를 제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보공개청구권의 행사와 법정 비공개사유에 대한 심사 자체를 배제함으로써, 헌법상 알 권리와 이를 구체화한 정보공개 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공개청구를 정보공개법에 따른 절차로 처리하지 않은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라고 판단한 뒤 중앙지법이 참여연대 측 청구를 정보공개법에 따라 다시 처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7일 “법원이 다른 사유를 들어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며 서울중앙지법에 판결문 공개를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12·3 내란은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민이 선출한 권력자가 헌정질서를 훼손하려 '친위쿠데타'를 일으킨 중대한 사건이었다. 내란죄 1심 판결문은 역사적 기록이고 국민 누구라도 그 전모를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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