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키워드 'AI 에이전트 시대가 온다'입니다.
요즘 증시에서 'AI 에이전트'라는 말이 계속 나옵니다.
에이전트가 뭐길래 시장이 이렇게 주목하는 건가요?
에이전트는 한마디로 '말만 하는 AI'가 아니라 '일하는 AI'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쓰던 챗GPT 같은 AI는 질문하면 답을 주는 데서 끝났습니다.
반면 에이전트는 목표를 주면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웹사이트에 접속하고, 여러 앱을 오가며 예약과 결제까지 끝냅니다.
비유하자면 챗봇이 '똑똑한 상담원'이라면 에이전트는 '일 잘하는 비서'입니다.
메타가 9월 8일 미국에서 출시한 '뮤즈'가 그 대표 사례입니다.
뮤즈는 출시 10일 만에 일간활성이용자(DAU)수가 44만 8천 명을 기록했는데, 챗GPT가 같은 수준에 도달하는데 49일이 걸렸습니다.
일반 소비자가 에이전트를 실제로 쓰기 시작했다는 첫 신호입니다.
JP모건은 에이전트 시장이 장기적으로 수십조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미국 한 해 국내총생산(GDP)에 맞먹는 규모입니다.
시장이 흥분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 글로벌 투자전략가는 이번 일을 단순한 신제품 흥행이 아니라, AI를 돌리는 데 필요한 연산 수요 자체를 구조적으로 다시 평가하는 계기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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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가 대중화되면 반도체가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9월 21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4.3% 올라 8월 4일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가장 크게 오른 건 엔비디아가 아니라 인텔, AMD 같은 CPU 회사였습니다.
그동안 AI 하면 GPU였는데, 에이전트 시대에는 왜 CPU가 중요해지는 건가요?
AI가 하는 일의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GPU는 수천 개의 단순 계산을 동시에 쏟아내는데 특화된 칩입니다.
그래서 AI 모델을 학습시키는 시대에는 GPU가 주인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에이전트는 계산보다 '일의 순서'가 중요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웹을 검색하고, 외부 앱을 호출하고, 결과를 확인한 뒤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을 수없이 반복합니다.
이런 순차적인 지휘와 조율이 바로 CPU의 몫입니다.
GPU가 '초고속 계산기'라면 CPU는 그 계산기를 부리는 '현장 관리자'인 셈입니다.
그래서 데이터센터 설계 공식 자체가 바뀌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기존 AI 데이터센터에는 1기가와트당 CPU 코어가 3000만 개 필요했지만 에이전트 시대에는 1억 2000만 개, 4배로 늘어날 것으로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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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와 GPU의 비율도 지금의 1대4~8 수준에서 1대1 내지 1대2로 바뀔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GPU 4개에서 8개당 CPU 1개 붙이던 서버가, 이제는 거의 1대1로 CPU를 넣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투자 흐름에서도 확인됩니다.
골드만삭스는 서버용 단기 설비투자 항목에서 CPU 비중이 GPU를 앞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립부 탄 인텔 의장은 선두 AI 기업들의 CPU 수요 가운데 절반만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다만 GPU가 필요 없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모델을 학습시키고 답을 만들어내는 핵심 연산은 여전히 GPU가 맡습니다.
GPU 한쪽으로만 쏠렸던 수요가 CPU까지 넓어지는 것, 이게 에이전트 시대의 핵심 변화입니다.
CPU는 인텔, AMD 같은 미국 회사들 얘기 아니냐 할 수도 있는데, 우리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도 큰 상관이 있죠?
맞습니다.
CPU가 늘어나는 만큼 그 옆에 붙는 D램이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에이전트 시대가 또 한 번의 기회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CPU 옆 D램이라는 새 시장이 열립니다.
지금까지 AI 메모리의 주인공은 GPU 옆에 붙는 HBM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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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일정, 대화 기록, 작업 진행 상황을 계속 기억한 채 일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저장하고 불러오고 상태를 유지하는 작업이 반복되면서, CPU와 함께 움직이는 D램 사용량이 크게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ARM이 공개한 차세대 AI용 CPU는 수랭식 서버 한 랙에 최대 1페타바이트, 즉 100만 기가바이트의 D램이 들어가도록 설계됐습니다.
램 16기가 스마트폰 6만 대 이상 분량입니다.
둘째, AI의 병목이 메모리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KB증권은 9월 18일 보고서에서 AI 인프라의 핵심 병목이 GPU에서 HBM, D램, 낸드 같은 메모리로 이동하고 있다며, 에이전트 AI가 확산되면 고용량 서버 D램과 기업용 SSD까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다만 무조건적인 호재로 볼 수는 없습니다.
메모리 가격이 너무 오르자 AI 서버에서도 메모리 탑재량을 줄이려는 이른바 '메모리 다이어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공급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BNK투자증권은 글로벌 D램 생산능력이 2025년 말 대비 2030년에 약 두 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수요가 공급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가격이 꺾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정리하면, 에이전트 시대가 우리 반도체에 기회가 될지는 결국 서버 D램 주문과 수출 숫자가 실제로 이어지는지로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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