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법사위원장 등 공화당 의원 4명이 ‘한국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리 정부에 항의 서한을 보냈다. 개정법이 미국 기업을 표적 삼을 수 있다는 입장도 서한에 담겼다. 정통망법이 쿠팡에 이어 한미 관계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짐 조던(오하이오·사진) 하원 법사위원장은 6일 X(옛 트위터)를 통해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에게 보내는 서한을 공개했다. 스콧 피츠제럴드(위스콘신) 법사위 반독. 소위원장, 대럴 아이사(캘리포니아), 마이클 바움가트너(워싱턴) 등 법사위에 소속된 다른 공화당 의원들이 공동 서명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서한에서 “정통망법은 온라인상 발언과 표현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한국 정부가 이 법에 근거해 미국 기업과 이용자가 헌법상 보호받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처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법은 미국 기업들을 표적으로 한 것으로 미국 플랫폼을 통해 유포되는 허위 정보를 다루기 위해 고안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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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은 그러면서 정통망법이 허위 정보를 정의하지 않았고 법이 실제로 어떻게 집행될 것인지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달갑지 않은 의견을 검열하는 데 법이 악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방미통위에 법 집행 방식과 관련한 브리핑을 늦어도 20일 오전 10시(미 동부 시각)까지 열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정통망법은 지난해 12월 24일 국회 의결로 개정돼 지난달 7일 시행됐다. 네이버·카카오·구글·메타·X·틱톡 등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삭제·차단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은 사업자들이 6개월에 한 번 이상 투명성 보고서를 작성하고 정부 조사에 응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이나 형사 처벌 규정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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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도 이 법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고 자국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지울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우려를 표명해왔다. 미국은 구글·메타·X 등에 천문학적 과징금을 매기는 근거가 되는 유럽연합(EU) 디지털서비스법(DSA)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을 극도로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강경 대응함으로써 다른 나라들에 본보기를 보이려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서한은 정통망법이 EU의 DSA를 벤치마킹했다며 “한국이 EU 전철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적시했다.
지난달 하원 법사위는 공화당 의원들 주도로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당시 백악관의 한 관계자도 한국이 쿠팡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한국의 디지털 규제를 트집 잡아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를 언제 개시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EU가 구글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미국은 유럽의 저금통이 아니다”라며 “301조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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