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올해 한국에서 성사된 5000억 원 이상 대형 기업 인수 거래(바이아웃)의 80% 이상을 글로벌 사모펀드(PE)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자본이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은 다음 개척지로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은 올해 들어 성사된 5000억 원(3억 7000만 달러) 이상 규모의 사모펀드 인수 거래 가운데 외국계가 단독으로, 또는 국내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성사한 비중이 80%를 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10%를 갓 넘기는 데 그쳤던 4년 전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어난 수치로, 약 60%였던 지난해보다도 더 높아졌다.
또 올해 9월 말까지 한국의 전체 바이아웃 거래 규모는 78억 달러(약 10조 38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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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업계는 한국이 사업 부문 분리 매각과 지배구조 개혁, 창업주 고령화 등 일본을 사모펀드 유망 시장으로 만든 여건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데이비드 심 파트너는 "아시아에서 글로벌 바이아웃 펀드에 대형 거래를 제공하는 나라는 일본과 한국 말고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사모펀드 투자에서 일본은 4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역내 자금 집행을 주도했고, 한국은 11%를 차지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포화 상태인 일본 시장 너머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지정학적 긴장으로 중국 투자 비중도 줄이고 있다.
승계 문제가 최대 촉매로 꼽힌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인구가 고령화하며 중견기업 베이비붐 세대 창업주들이 은퇴 연령에 접어든 가운데, 지배주주 상속세율이 최고 60%에 이르면서 2세·3세 승계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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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일 아시아 파트너스 정익수 한국 대표는 "그들은 어떻게 은퇴할지, 어떻게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줄지 고민해야 한다"며 칼라일이 최근 정수기 제조업체 청호나이스를 인수한 사례를 들었다.
EY파르테논의 김영건 파트너는 기업 소유권 승계에 적용되는 높은 세율 탓에 창업주들이 "가보를 내다 팔"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재벌 대기업이 소수주주 보호 법제와 투자자 압박에 밀려 비핵심 사업을 떼어내면서 인수 매물이 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올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렌터카 사업을 TPG에 매각했다.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로 자본을 돌리기 위해 지난해 재생에너지 사업 지분을 KKR에 넘겼다.
반면 국내 운용사는 위축됐다. 홈플러스 사태 이후 정부가 국내 업계 감독을 강화하고 국민연금공단이 국내 운용사 출자 약정을 중단하면서, 국내 업계의 자금 조달 규모는 지난해 144억 달러(약 19조 1600억 원)에서 올해 26억 달러(약 3조 4600억 원)로 급감했다.
달러(약 19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