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렉서스 ES를 설명할 때 하이브리드(HEV)를 빼놓기는 어렵다. 고급 세단에 기대하는 편안함에 높은 연료 효율을 더하면서 국내 소비자에게 꾸준히 선택받아왔다. 2012년 국내에 선보인 ES 300h는 이 이미지를 쌓아온 중심 모델이었다.
렉서스가 HEV 명가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ES는 브랜드 경쟁력을 보여주는 대표 세단으로 역할을 했다.
8세대로 거듭난 신형 ES는 그동안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전기차까지 영역을 넓혔다. 기존 HEV를 개선하는 동시에 전기차 모델을 추가하면서, 같은 ES 안에서도 서로 다른 전동화 방식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충전 환경과 주행 여건에 따라 HEV를 고르거나 전기차로 옮겨갈 수 있도록 고객 접。을 확대한 셈이다.
이미 HEV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모델이라는 .에서 전기차에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오랫동안 ES를 선택해온 고객이 익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서도, 구동방식을 바꿀 만큼 새로운 매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다. HEV에서 얻은 만족감이 높은 만큼 전기차를 바라보는 기준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에서 강원 춘천을 오가는 왕복 100㎞ 이상 구간에서 전기차 ES 500e와 HEV ES 350h를 번갈아 시승했다. 두 모델 모두 완성도가 높았지만, 시승을 마친 뒤 더 마음이 기운 쪽은 ES 500e였다. 렉서스가 잘해온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감각이 전기차와 잘 어울렸다.
8세대로 거듭난 신형 ES는 기존 HEV에 전기차를 추가하면서 선택지를 넓혔다. 외관과 실내도 크게 달라졌다. 차체는 한층 커졌고, 운전석에는 대형 화면과 새로운 조작계를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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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안함을 중시하는 성격을 이어가면서도 전동화와 디지털 변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 347마력을 부드럽게···감속까지 차분한 ES 500e
ES 500e는 앞뒤 전기모터를 조합해 합산 최고출력 347마력을 낸다. 제원만 보면 가속 성능부터 기대하게 되지만, 실제로 더 인상적인 부분은 힘을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속도가 매끄럽게 붙었고, 차분한 주행 감각이 이어졌다.
순간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자극보다 일상에서 편안하게 다룰 수 있는 여유가 돋보였다. 전기차 특유의 반응성을 살리면서도 움직임을 부드럽게 다듬어, ES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승차감을 잘 구현했다. 전기차를 타고 있다는 새로움과 렉서스를 운전한다는 익숙함이 자연스럽게 겹쳤다.
정숙성 역시 만족스러웠다. 조용한 실내가 부드러운 주행감과 어우러지면서 이동하는 동안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했다. 엔진이 없는 전기차 특성에 소음을 줄이기 위한 설계가 더해졌다. 전기차 모델에는 1·2열 모두 어쿠스틱 글라스를 적용했으며, 차체 곳곳에 흡음재와 차음재를 배치했다.
차체가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감각도 좋았다. ES 500e는 74.69kWh 배터리를 차체 바닥에 낮게 배치해 무게중심을 낮췄다. 전후 구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춰 제어하는 사륜구동 시스템 '다이렉트4'도 탑재했다. 부드러운 승차감 속에서도 안정감을 함께 느낄 수 있어 전반적인 주행 완성도가 높게 다가왔다.
회생제동도 편안했다. 가속페달에서 발을 덜어낼 때 감속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속도를 조절하기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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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승 중에는 가속페달 조작을 중심으로 속도를 다루는 원페달 주행을 활용할 수 있었다. 가속과 감속을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다는 .이 편의성을 높였다.
ES 350h로 옮겨 타도 만족감은 이어졌다. 기존 ES가 워낙 HEV 세단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기대가 높았는데, 신형은 그 장。을 한층 다듬었다는 인상을 줬다. 익숙했던 편안함에 전반적인 완성도가 더해졌다.
ES 350h는 2.5ℓ 직렬 4기통 엔진과 6세대 HEV 시스템을 결합해 시스템 총출력 247마력을 낸다. 배터리 동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엔진 회전수 상승을 억제하고, 파워 유닛 진동을 줄이는 등 정숙성을 높였다. HEV를 중심으로 ES를 선택했던 소비자라면 신형에서도 만족감을 이어갈 만했다.
효율도 두 모델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시승에서 ES 500e는 전비 6.2㎞/kWh, ES 350h는 연비 23.3㎞/ℓ를 기록했다. ES 500e 공인 복합 전비는 5.3㎞/kWh, ES 350h 공인 복합연비는 18.3㎞/ℓ다. 정해진 시승 구간에서 얻은 결과지만, 두 모델 모두 공인 수치를 크게 웃돌았다.
◇ 커진 차체에 디지털 감각···실내 분위기도 달라졌다
차체는 기존보다 확연히 커졌다. 전장 5140㎜, 전폭 1920㎜, 휠베이스 2950㎜로 이전 모델보다 각각 165㎜, 55㎜, 80㎜ 늘었다. 실내 공간을 넓히는 한편 시트 위치를 높이고 유리 면적을 키워 승하차 편의성과 개방감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외관은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형상을 차체 전반으로 확장한 '스핀들 보디'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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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서는 안쪽을 향한 주간주행등과 바깥쪽을 향한 방향지시등을 조합한 '트윈 L 시그니처 램프'가 눈길을 끈다. 후면은 렉서스 로고와 일자형 램프를 연결해 넓어진 차체를 강조했다.
실내는 디지털 변화가 더 크게 와닿았다. 렉서스에 익숙했던 분위기에서 벗어나 화면과 조명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전기차 도입과 맞물려 인테리어까지 새로워지면서 세대교체를 체감하게 했다.
운전석에는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4인치 중앙 터치스크린을 배치했다. 계기판은 여섯 가지 화면 구성을 제공하며, 중앙 화면에서는 주행 정보와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전자식 변속 레버를 적용한 센터 콘솔도 간결하게 정리했다.
새롭게 적용한 '리스폰시브 히든 스위치'도 실내 변화를 보여준다. 평소에는 표면에 묻혀 눈에 잘 띄지 않다가 손을 가까이 대면 기능 아이콘이 켜지는 방식이다. 필요한 조작 기능을 남겨두면서도 실내를 깔끔하게 구성하려는 시도가 엿보였다.
차량 연결 기능도 강화했다. LG유플러스와 협업한 '렉서스 커넥트'를 통해 내비게이션과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고, 네이버 클로바 기반 음성인식으로 목적지 설정과 공조 등을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한다.
이같은 변화는 디지털 기능과 실내 분위기를 중시하는 국내 소비자에게도 반가울 만하다. 주행에서는 렉서스에 기대하는 편안함을 유지하면서, 차 안에서 보고 조작하는 경험은 한층 현대적으로 바뀌었다.
ES 350h는 기존 ES를 좋아했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했다. 높은 효율과 편안한 주행감에 전반적인 완성도까지 올라갔다. 그럼에도 두 모델을 번갈아 타고 더 오래 운전해보고 싶어진 쪽은 ES 500e였다. 렉서스가 오래 다듬어온 부드러움과 정숙성이 전기차에서 한층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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