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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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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마수운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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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도움을 청하는 곳, 바로 경찰입니다. 피해 사실을 차분히 들어주고, 강제성을 입증할 질문을 하고, 어렵게 꺼낸 말을 정확하게 기록해 줄 것이라고 누구나 기대할 겁니다. 그런데 경찰 조사가 또 다른 고통이 됐다면 어떨까요. "항문이나 이런 데까지 (접촉) 다 한 거예요?” “수차례 성관계를 하면 체액이 나오나요?" "피해자가 남성을 흥분시킨 건 아니고?" “'너 되게 잘한다'라는 대답을 피해자가 하진 않았고?" 서울 서초경찰서에서 성폭행 피해를 신고한 20대 A 씨가 실제 조사 과정에서 받은 질문들입니다. (피해자 조사는 피고소인(남성) 조사 전에 이뤄진 것으로, 수위 등을 고려해 정제했다는 .을 알려드립니다.) 이런 질문이 거듭 이어지자 A 씨는 휴대전화 녹음을 시작했습니다. “적어도 기록은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KBS는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성폭행 피해자가 수사 과정에서 겪었던 '부적절한 조사'에 대해 연속 보도했습니다. 차마 방송에 다루지 못했던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현직 변호사도 "처음 들어본다"…선 넘은 경찰 질문 A 씨가 경찰서에 오게 된 사건은 지난 7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A 씨는 함께 추진하던 사업 이야기를 하려고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창과 경기도 용인을 찾았습니다. A 씨는 그곳에서 남성과 강제로 신체 접촉이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관계 도중 뺨까지 맞으면서 힘의 차이를 느꼈고, 더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겠다는 무력감이 들었다는 게 A 씨의 진술입니다. 그러나 경찰은 폭행의 강도와 횟수 등을 자세히 묻기 전에 이렇게 되묻습니다. 우주전함 야마토 게임 "유도신문적 성격이 강하다고 봐요. 폭행이 아닌 가능성을 전제해 두고 지금 질문을 한단 말이에요. 이런 질문 처음 봅니다." -원의림 변호사 (성폭력 사건 전문 변호사) A 씨가 먼저 언급하지 않은 성적 표현을 수사관이 제시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남성이 A 씨의 가슴 등을 접촉했다고 진술하자, 대뜸 수사관은 “항문이나 이런 데까지 다 한 거예요? "라고 물어봤습니다. 피해자가 말하지도 않은, 생각도 안 해본 부위였습니다. "신체 접촉을 어디 했는지는 혐의 입증에 중요한 질문이기는 합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부위를 묻는 경우는 드물며, '항문'을 언급하는 경우도 처음 봅니다. 혐의 입증에 항문 접촉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단순 호기심 때문으로 볼 수도 있는 질문입니다." -원의림 변호사 (성폭력 사건 전문 변호사) 이후에도 피해자에게 수치심을 주는 질문들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수차례 성관계를 하고 나면 체액이 안 나오는 수준 아니냐", "남성과의 성관계 도중 피해자가 남성에게 '너도 되게 잘한다'라고 호응했냐?"라는 취지로 묻기도 합니다. 서초경찰서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만 있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성범죄의 특성상 구체적으로 물어야 범죄를 입증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물론 성폭력 사건의 경우 진술의 신빙성 등을 묻기 위해 구체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만 그 범위와 수준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가 되지 않는다는 전제로 이뤄집니다." -원의림 변호사(성폭력 사건 전문 변호사) 오션파라다이스모바일 ■조서에 빠진 '부적절 질문들'…중요하다면서 왜 뺐나? 이 문답들은 조서에 어떻게 기록됐을까요. KBS는 조사 녹음 내용과 진술 조서 내용을 하나하나 비교해 봤습니다. KBS가 수사 전문가들과 녹음 내용을 확인해 본 결과, 문제 소지가 있는 질문은 12건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중 6건은 진술조서에 누락돼있었습니다. 경찰은 "질문과 답변을 여러 차례 주고받은 뒤 핵심 부분만 조서에 기재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일부러 빼놓은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수사 전문가들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일부 질문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정도를 넘어섰다고 봤습니다. 본인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질문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중요한 질문이라면 조서에도 넣어야죠. 당연히." -원의림 변호사 (성폭력 범죄 전문 변호사) "조서 내용이 성관계의 묘사 위주로 이뤄져있고, 얼마나 강제성이 강했는지, 폭행의 정도 등에 대한 질문과 서술은 간단하거든요. 이런 조서를 보면 누구든지 '불송치'를 내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조사 전반의 아쉬움이 남는 것이죠" -권내건 KBS 자문 변호사 ■남성 수사관· 10명 사무실에서 이뤄진 피해자 조사 문제는 질문과 기록만이 아니었습니다. 성폭력 피해자인 A 씨에겐 누가, 어디서, 어떤 선택지를 준 상태에서 피해 상황을 물었느냐도 중요했습니다. A 씨는 "여성 수사관을 요청했지만, 경찰로부터 '여건이 안 된다'는 답을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여성 수사관이 가능한 날로 일정을 미루는 방법 등은 안내받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조사가 이뤄진 곳도 독립된 조사실이 아니라 여성·청소년 수사팀 사무실이었습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전체이용가 . A 씨는 다른 수사관과 조사받는 사람 등 대략 열 명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주변에서도 다 제가 진술하는 걸 들을 수 있고… 제가 뭘 해달라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가 전혀 아니었어요.” -A 씨 경찰은 "남성 수사관에게 조사받는 것과 독립된 조사실을 이용하지 않는 것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했고, A 씨의 서면 동의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공식 진술 녹음·녹화 여부 역시 조사 전에 의사를 확인했다는 것입니다. A 씨도 여러 서류에 서명한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각각의 항목에 관한 설명을 듣지 못했고, 여성 수사관이 올 때까지 기다리거나 다른 공간에서 조사받을 수 있다는 선택지도 제시받지 못했다고 반박했습니다. "여성 수사관을 당장 배정하기 어렵다면 바로 남성 수사관에게 받을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여성 수사관을 기다릴지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선택권을 줘야 한다" "성범죄 피해자가 여러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개인적인 피해 경험을 진술하게 한 것은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미흡했다" -배시웅 KBS 자문 변호사 ■용인 동부경찰서, 피해자 추가 조사 없이 '불송치 조서를 작성한 뒤 사건은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로 넘어갔습니다. 용인동부경찰서는 A 씨를 추가로 조사하지 않은 채 불송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A 씨가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사건 뒤 남성이 A 씨에게 보낸 사과 메시지도 있었습니다. 원치 않는 접촉을 한 것이 범죄였다고 인정하는 취지의 내용이었습니다. 권내건 KBS 자문 변호사는 "앞선 조사 내용과 배치되는 메시지가 있다면 수사에서 놓친 부분이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픽 : 권세라 ▷ 전화 :, 4444 ▷ 이메일 : 은 경기 용인동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