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9일 오전 7시부터 48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임금과 성과급 등을 둘러싼 노사 협상이 접。을 찾지 못하면서 58년간 이어진 '무분규' 기록이 막을 내린 것이다. 지난 3일 진행된 교섭에서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600%, 우리사주 50주, 명절상여금 200% 지급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1차 파업 이후에도 교섭에 진전이 없으면 오는 16일부터 120시간 2차 부분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동자가 정당한 처우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그러나 산업화의 상징이자 한국 제조업을 떠받쳐 온 포스코에서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벌어졌다는 것은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현재 포스코가 처한 경영 환경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중국 철강업체들이 공급 과잉으로 남아도는 저가 제품을 세계시장에 쏟아내면서 포스코의 주력 시장을 거세게 파고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보호무역 장벽이 높아지면서 수출 여건마저 악화하는 실정이다. 국내에서도 건설경기 침체, 제조업 부진 등으로 철강 수요가 줄면서 수익성 압박이 커지고 있다. 탄소 감축이라는 산업 대전환에도 대응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 등 미래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지 못하면 당장의 수익성뿐 아니라 장기 경쟁력마저 흔들릴 수 있다. 노사 갈등에 따른 생산 차질까지 겹친다면 경쟁국 기업들만 좋은 꼴이다.
바다이야기 시즌7
포스코의 '58년 무분규'는 단순히 파업이 없었다는 기록만을 뜻하지 않는다. 숱한 위기 속에서도 노사가 협력하며 세계적인 철강기업을 일궈온 경쟁력의 한 축이었다. 그런 노사 협력의 힘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이 바로 지금이다. 노조가 싸워야 할 상대는 회사가 아니라 포스코의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 철강업체와 글로벌 경쟁자들이다. 노사가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힘겨루기를 벌이는 사이 경쟁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회사가 흔들리면 일자리도 성과급도 지킬 수 없다. 58년 만에 깨진 무분규 전통이 장기적인 노사 대립으로 이어져서는 안될 것이다. 하루빨리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 미래 경쟁력을 키우는데 온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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