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려진 밥상을 엎는
이유가 무엇인가?
차라리 속내를 드러내라.
◉ 일 시: 2017년 12월 19일(화) 10:00~ ◉ 장 소: 갑을오토텍 1층 교섭장 ◉ 참 석 자: 노측 - 지회장 외 9명, 사측 - 교섭위임대표 외 8명 |
노: 지난 교섭에서 회사가 제안한 실무위원회 구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 회사가 준비된 안이 있으면 제시해라.
사측 안 제시.
기본을 모르는 것인가? 모른 척 하는 것인가?
노: 제시된 안을 보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4개월로 명시하고 있고, 노사가 구성하는 실무위원회가 전권을 위임받는다고 되어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사: 현재 단체협약은 해지되어 있다. 금일 합의가 된다면 기존 단협을 오늘부터 회복하겠다는 의미다. 그리고 전권을 위임받은 실무위원회 구성은 모든 사안을 다 털어 놓고 논의하자는 의미다.
노: 우선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은 체결시점과 상관없이 통상적으로 2년으로 한다. 그리고 혹시 회사가 소급에 대한 문제 때문에 이런 안을 제시한 것이라면 이도 문제가 없다. 단체협약 해지로 현재 효력이 없는 노동조합 활동을 포함한 채무적 부분들은 소급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합의하자고 하면서 왜 이런 안을 제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실무위원회가 전권을 가진다는 내용 관련해서는 이 문구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없다. 만약 이 실무위원회를 통해 어떤 합의가 만들어진다면 노동조합은 조합원에게 총회를 통해 인준을 받아야 한다고 규약으로 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은 이 절차를 밟아야 한다. 전권을 위임받는다는 문구를 삽입해도 마찬가지라는 말이고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어이없다. 도대체 누가 누굴 못 믿는다는 것인가?
사: 현재의 단체협약은 해지된 것이라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었고, 실제 합의가 되는 시점부터 시작된다는 의미를 부여하자는 것이다. 어차피 단체협약이 해지되었어도 이는 채무적 부분에 대한 것만 해지효력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유효기간을 명시하자는 것이다. 채무적 부분에 대한 소급적용은 안 된다는 것이다.
노: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회사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그 내용에 유효기간을 2년으로 하고 있는데, 채무적 부분에 대한 소급적용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도대체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인가? 답답하다. 노동조합의 입장은 충분히 피력했다. 회사가 수정안을 제시할 것인지를 결정해라.
10시 40분에 휴회하고 14시에 교섭 속개.
문제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이유는 밝힐 수 없다?
사: 안 제시하겠다. 노동조합의 단체협약 유효기간에 대한 입장을 받아들이겠다. 단, 노동조합이 밝힌 바와 같이 조합 활동시간, 조합원 교육시간 등에 대한 소급적용은 결코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겠다.
노: 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교섭의 기본이다. 검토된 안 있으면 제시해라.
사측 수정안 제시.
노: 단체협약 전문을 별첨한다는 내용은 왜 삭제되었는가?
사: 별첨은 없다. 기존 단체협약 유지에 합의한다는 안이다. 별첨이 필요하다면 노동조합이 절차를 밟은 이후 조인식에서 수정할 부분은 수정해서 하면 된다. 때문에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노: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단체협약을 체결하는데 그 내용이 빠지는 것이 말이 되는가?
사: 유효기간 일자 말고 기존 단체협약의 내용이 바뀔 것이 없다. 그리고 회사의 안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종전 단체협약으로 합의한다고 말이다.
노: 지금 합의를 하자는 것이냐? 말자는 것이냐? 수없이 말하지 않았는가? 노사관계에도, 교섭에도 기본이라는 것이 있다. 안을 제시하면서 그 내용은 빼고 나중에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는가? 의견일치를 전제로 지금 교섭을 속개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회사의 입장과 태도를 보면 도대체 왜 그러는 것인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실제 합의의 내용을 첨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게 뭐가 어려운 것인가? 아니면 문제가 된다는 것이냐?
사: 이유를 밝힐 수 없지만 문제가 될 것 같다.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노: 회사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사: 회사 입장은 지금 제시한 안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단체협약의 내용은 체결할 때 확인하면 된다. 이것이 회사 입장이다.
노: 회사의 입장은 단체협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교섭 끝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