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회사는 어떻게 나올까?
신종노조파괴가 이후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하고 우리들의 대응이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일단 앞으로 2~ 3주 동안 회사의 시나리오를 예상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노동부 조사를 지연시킨다!
회사는 일단 신종노조파괴 관련 노동부의 수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취할 것입니다. 쉽게 말해 ‘관 작업’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회사가 갖고 있는 돈과 관계망들을 활용해 작업을 시도할 것입니다. 또한 소환대상자들에 대해 다양한 이유를 들어 조사받지 못하도록 방해할 수 있습니다. 해외출장을 보내거나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시키는 방법들도 동원될 것입니다.
2. 생산량(물량)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인다!
노동부의 수사가 지연되는 동안 회사는 생산량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여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사들에게 약간의 압박을 넣어 달라는 요청을 하고, 그것을 근거로 현장에 물량압박을 하겠지요. 그러면서 생산량 목표계획을 이례적으로 높게 끌어 올려 마치 우리 현장 조합원들이 일을 하지 않아 생산량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만들 것입니다.
3. 이데올로기를 유포한다!
무작정 생산량을 높이라 주장할 수 없으니 각종 유언비어를 유포할 것입니다. 그 내용은 ‘고객사가 마음을 돌릴 수도 있다.’, ‘성장을 위해서라면 고통도 감수해야 한다.’, ‘회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선 생산량 증대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불경기가 지속되는데 오죽했으면 이제 갓 들어온 신입사원들에게 잔업과 특근을 연일 시키고 있겠느냐?’ 등등의 내용일 것입니다. 그러면서 마치 회사가 매우 어려운 위기에 처했고, 노조파괴용병들을 고용한 건 노조파괴 목적이 아니라 어려울 때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것처럼 포장을 하겠지요.
4. ‘기업노조’에 대한 지원강화와 노조파괴용병 재규합!
이렇게 확보한 시간동안 만들어진 연막 뒤에선 어용세력들을 재규합할 것입니다. 그 방법은 첫째, 어용에게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이고 둘째는 우리 조합원들에 대한 개별회유작업일 것입니다. 어용에게 공문이나 대자보, 찌라시 등을 대신 써주는 컨설팅을 연계시킵니다. 동시에 개별회유작업을 벌이는 것입니다. 개별회유작업을 할 때 저자들은 ‘회사가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잘 만 하면 성과급을 다른 사업장들만큼 받을 수 있다.’, ‘회사가 필요한 조치를 모두 취해 놨다.’ 등등의 내용으로 회유작업을 본격화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간 노동부의 조사로 분열과 와해조짐이 보이던 노조파괴용병들을 먼저 단속할 것입니다.
자, 우리가 할 일들은 정해져 있습니다!
회사와 노조파괴세력들이 저렇게 한다는 건 자신들의 목전까지 구속영장이 도착하지 않는 한 이 신종노조파괴 행위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의 할 일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첫째, 회사의 이데올로기를 분쇄하는 것입니다. 둘째, 물량에 특이한 변화가 있는지 감시하는 것입니다. 셋째, 우리 조합원들에게는 단 하나의 빈틈조차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넷째, 우리들이 갖고 있는 분노와 의지를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하는 것입니다.
저 위에 형님 조합원동지들부터, 막내 조합원동지들에 이르기까지 한마음이란 걸 이미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한 저들이 개인의 사리사욕을 챙기기 위해 ‘친분’으로 가장하여 접근하는 시도들에 대해서도 큰 소리로 꾸짖으며, 사람답게 살 것을 충고하고 계십니다. 지금과 같은 의지와 힘으로 정말 사람다운 사람들이 넘실거리는 현장을 만들어 봅시다! 오랜 시간 현장을 지켜온 형님들의 노고도 함께 나누고 격려하며, 동생들은 또 어떻게 살고 있는지 이야기하면서, 우리 모두가 우리 손으로 만들고 지켜온 이 현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깊이 있는 대화도 나누는 시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흔한 말이지만, 쇠는 뜨겁게 달구어 모양을 만들고 여러 차례의 담금질을 거쳐 원하는 모양의 단단한 모습으로 태어납니다. 지금 우리는 오래된 노동조합이 얼마나 젊게 활동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함께 뛰노는 친구들이 있어 활짝 웃을 수 있었던 그 날들을 우리는 오늘 다시 살고 있습니다! 동지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