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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26 08:17
함께여는세상 호외-3
 글쓴이 : 조직선전
조회 : 727  

제 3 화

색안경 낀 늑대를 바라보는 개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개는 속으로 ‘색안경까지 끼고 와서 얼굴도 못 알아보게 하구. 저 자식은 빼버릴까?’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일을 그르치면 안 되니 못마땅하지만 기분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 너희들 중, 뭔가 찝찝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런 경험이 아주 많은 얼룩무늬 개를 모셔 왔거든. 얼룩무늬 개가 이야기하는 것 잘 듣고, 그렇게 하면 되는 거야. 즉, 실전교육을 시켜주겠다는 거지. 자, 그럼 지금부터 얼룩무늬 개로부터 실전교육을 시작한다. 일동 박수!”

(일동 박수)

얼룩무늬 개는 앞 다리가 굵직하고 어깨도 단단해 보였다. 꼿꼿하게 서 있는 모습이 어디 가서 고양이깨나 괴롭혔을 것 같다. 얼룩무늬 개가 앞으로 나서며 실전교육을 시작했다.

“저는 굉장히 큰 동네인 ‘자부심’이란 곳에 살고 있습니다. 정말 자부심이 대단한 동네에요. 그 동네에는 불뚝한 배를 비서들이 들고 다녀야 할 정도의 무지무지 뚱뚱한 멧돼지님이 계십니다. 멧돼지님은 돈도 집안 가득 쌓여 있어 전국 팔도의 부자들도 부러워하는 분입니다.” 얼룩무늬 개는 목청을 가다듬고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그 멧돼지님도 답답한 것이 하나 있었으니, 아까 개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동네에도 소나, 코끼리, 물소 같은 애들이 잔뜩 살고 있다는 겁니다. 그 작자들은 자기일, 남의일 물불 안 가리고 별짓을 다 하거든요. 얼마 전에는 멧돼지님 지나가는 길을 틀어막고 생난리를 쳤다니까요. 그 멧돼지님이 저를 불렀습니다. 불러서 하시는 말씀이 이랬습니다.”

‘어이 얼룩무늬 개! 자네가 나 좀 도와 줘야겠네. 저 골치 아픈 애들 혼 좀 내야겠어.’

‘걱정 하지 마십쇼. 제가 등빨도 좋고 힘도 좋아서 뭐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자네만 믿겠네.’

“이러더니 저에게 ‘가는 길에 저거 가져가게’ 하는 겁니다. 그래서 쳐다보니, 개뼈다귀에 사료에 별별게 다 있는 큰 박스가 있는 겁니다. 그래서 ‘감사합니다.’하며 충성을 다하겠노라 다짐했죠.”

“이제부터가 진짜입니다. 우리 동네에도 소랑 비슷하게 생긴 애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대빵 노릇을 하는 녀석이 하나 있죠. 코뿔소입니다. 그 녀석은 동네에 무슨 일이 생기면 ‘떳다. 홍반장’처럼 지가 나서서 다 처리하고 해결해 왔습니다. 그래서 동네에 살고 있는 자들이 꾀나 좋아했습니다. 근데 이 녀석이 보면, 멧돼지님 꼬투리를 자꾸 잡는 거에요. 뭐 언젠가는 멧돼지님 집 뜰에 있는 수영장에 쓰레기가 많아져서 물 빠지는 구멍으로 물도 빠지지 않은 거에요. 그걸 멧돼지님이 동네 들쥐들을 불러 모아 고치게 했거든요. 그리고 멧돼지님이 수고했다고 저녁을 사주고 돌려보냈어요. 근데 그걸 들쥐들이 코뿔소를 찾아가 하소연을 한 거에요. 우리가 일을 해 줬는데 달랑 저녁 한 끼 주고 말았다고. 뭐 그 동안 멧돼지님이 들쥐들에게 집에 먹다 남은 음식도 많이 나눠주곤 해서 지들을 배불리 살게 해줬으면 됐지 조금 일 도와줬다고 더 많은걸 달라고 난리를 친 거지요. 이 물불 가리지 않는 코뿔소가 멧돼지님을 찾아 와서 따지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결국 멧돼지님이 많은 것을 내 주어야 했습니다.”

얼룩무늬 개는 진심으로 멧돼지를 걱정하는 투로 말을 이어갔다.

“그 때 제가 생각했죠. ‘저 코뿔소란 놈을 혼내 줘야겠다. 우리 얼룩무늬 개들 모임에서 이야기 한 번 한 다음 작전을 짜서 저 놈 혼 구멍을 내줘야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래서 저 일이 있은 다음날 얼룩무늬 개들의 모임을 소집했습니다. 여차저차해서 저차여차하다고 하니 우리 얼룩무늬 개들의 모임에서는 쉽게 의기투합됐습니다. 이게 중요해요. 의기투합! 여러분도 나중에 의기투합을 잘해야 합니다. (흠흠) 그래서 작전을 짜고 다음날 코뿔소를 찾아 갔습니다. 코뿔소네 집에 찾아갔죠. 밖에는 얼룩무늬 개들의 모임에서 보초를 서고 나 혼자 코뿔소를 만났습니다. 저는 처음엔 저도 억울한 것이 있는 것처럼 코뿔소에게 상의하는 척 했죠. 그랬더니 코뿔소가 뒤에 꽂혀져 있는 무슨 책에 해결책이 있다며 책을 찾기 위해 뒤로 돌아서는 거에요.”

얼룩무늬 개가 말을 이어가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저는 ‘이 때다’ 생각하고 껑충 뛰어 올라 한 바퀴를 돌며 코뿔소 뒤통수를 후려 쳤습니다. 그랬더니 코뿔소가 휘청 하더라구요. 휘청 할 때 다시 어깨에 힘을 싣고 이 긴 앞다리로 얼굴을 있는 힘껏 내리쳤습니다. 코뿔소가 나자빠지길래 코뿔소 위에 올라 타 몇 대를 더 내리쳤죠. 그런 다음 얼룩무늬 개들의 모임 친구들에게 신호를 보냈습니다. 친구들이 제가 코뿔소를 치고 빠져 나오면 바로 그 집에 불을 지르기로 했거든요. 그렇게 저는 빠져 나오고, 친구들은 불을 지른 뒤 잘 빠져 나왔습니다.”

그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뻘쭘 한 지 눈동자를 가만두지 못하는 개와, 발목에 팔찌를 낀 개, 색안경 낀 개를 비롯해 몇 몇이 서로를 쳐다보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그 중 발목에 팔찌를 낀 개는 속으로 생각했다.

‘이건 나랑 상관없는 자들을 뒤통수치고 후려치며 폭행하란 얘기잖아. 불까지 지르고. 어떻게 이런 일들을 하는 거지? 내가 주먹 좀 쓰기로서니 뻔히 잘못된 걸 알면서도 하란 얘기인가? 알 수가 없네.’

그러나 이런 말들을 입 밖으로 내지는 못했다. 지금 자신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더 이상 떠돌이 생활도 싫고 비정기적인 수입 때문에 처자식들 힘들게 하기도 싫었다.

얼룩무늬 개는 마치 암살범에게 대통령을 구한 듯 의기양양하며, 어깨를 쭉 펴고 가슴을 내밀면서 말을 이어갔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 잘 들으셨죠. 별거 없어요. 어디든 그 동네에서 생각하는 좋은 놈 나쁜 놈은 딱 정해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 중 우리에게 더 많이 주는 놈이 좋은 놈이다 생각하면 되는 겁니다.”

그 때 개가 갑자기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4화에 계속~^^)

   함께여는세상 호외-3.hwp (36.0K) [3] DATE : 2015-05-26 08:1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