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소식마당

  • 공지사항
    공지사항
  • 함께여는 세상
    함께여는 세상
  • 교섭속보
    교섭속보
  • 대자보
    대자보
  • 공고
    공고
  • 지회일정
    지회일정

함께여는

HOME > 소식마당 > 함께여는 세상
 
작성일 : 15-06-04 15:37
함께여는세상 호외-9
 글쓴이 : 조직선전
조회 : 659  

기묘한 이야기

제 9 화

둘은 놀랐으나 색안경 낀 늑대는 아무런 동요가 없었다. 뻘쭘한 개는 말을 이어갔다.

“지난번에 왜 여기 들어오기 전에 우리 몇 번 봤잖아. 교육도 받고. 그 때부터 결정돼 있었잖아. 너희 둘은 화장실 간다고 먼저 나가서 못 들었구나.”

그 사실을 몰랐던 둘은 고개를 끄덕였다. 모자 쓴 개가 다시 말을 꺼냈다.

“그런데 오늘 첫 월급 받는 날이잖아. 다들 어떻게 나왔어? 다 똑같이 나온 거야?”

뻘쭘한 개가 대답했다.

“그렇겠지. 저 꼬리에 검은색 털 있는 늑대 정도만 좀 더 받았지 않겠어?”

“이따가 다른 애들도 다 확인해 봐야겠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그런데 색안경 낀 늑대는 좀처럼 이야기에 끼어들지 않은 채 듣고 만 있었다. 동료들의 이야기가 술 얘기로 넘어가자 조용히 일어나 밖으로 나온 색안경 낀 늑대는 담배 한가치를 꺼내 입에 물었다.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담배는 입에도 안 댔었다. 담배 한 모금을 깊게 빨고 연기를 품으며 생각했다.

‘그래, 그렇지. 나와 같은 생각인 애들이 많은 거야.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는 거지. 이렇게 좋은 곳에서 좋은 이들과 그냥 행복하면 됐지. 그런 일까지 벌인다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가 않아.’

이런 생각에 잠겨 있을 때 꼬리에 검은색 털 있는 늑대가 어느 새 다가와 있었다. 색안경 낀 늑대가 예의 상 피우던 담배를 끄려 하자 말리며 말을 걸었다.

“안 그래도 돼. 아까운데 마저 피워. 요즘 무슨 고민 있어?”

“아닙니다.”

“고민 있으면 다 얘기해.”

“아닙니다.”

“여기 온 거 후회해?”

“아닙니다.”

“그래, 너 같은 성격에 좀 힘들 수는 있는데 우리가 완전히 나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잖아.”

“......”

“돼지 일을 좀 도와주고, 막무가내로 나오는 애들 정신 차리게 해 주는 거야. 나는 뭐 이쪽저쪽 다 경험을 해 봤지만, 너도 이 나라를 위해 일했었잖아. 이게 다 나라를 위하는 일이야. 오히려 자부심을 가져야 하는 거지.”

“......”

“다들 생각보다 일이 힘드니까 고민들 하는 모양인데 내가 그건 어떻게 조율을 해볼게”

“......”

“그러니까 너희들은 가만히 있으면서 오다 떨어질 때 시키는 대로 하기만 하면 돼. 알았지?”

“......”

“난 피곤해서 들어간다. 너도 쉬어라. 담배 좀 줄이고.”

“예, 알겠습니다. 쉬십시오” 하며, 뒤돌아 가는 꼬리에 검은색 털 있는 늑대를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색안경 낀 늑대의 마음은 아까보다 더 복잡해졌다. 번잡해진 마음을 추스르며 숙소로 돌아 왔는데 숙소가 시끌벅적하다.

“야, 왜 니는 앞대가리가 5냐? 나는 3인데”

“너는 왜 뒤에 0이 하나 더 있냐?”

“나는 1로 시작하는데? 이게 다 뭐야?”

“야, 왜 너는 안 보여줘?!”

“봐서 뭐해.”

여럿이서 말을 섞고 있어 누가 하는 소리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무리들 반대편에는 꼬리에 검은색 털 있는 늑대가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무리들은 오늘 들어 온 월급을 서로 비교하며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하마터면 육탄전까지 벌어질 뻔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꼬리에 검은색 털 있는 늑대는 ‘어서 정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동네에서는 두더지와 너구리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 나갔다. 그리고 너구리와 싸운 뒤 두더지가 돼지를 찾아 간 것 같다는 소문도 돌았다. 어쨌든 동네 주민들은 너구리 보다 두더지가 더 잘못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오리에게 모든 자초지종을 들은 물소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옆집 코끼리네 집을 들렀다. 오리에게 들은 얘기며, 지금 동네 주민들 분위기들을 코끼리에게 상세히 설명했다. 이야기를 다 들은 코끼리가 말했다.

“큰일이네. 두더지가 먼저 사과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텐데.”

“그러니까 말이지. 너구리도 단단히 화가 난 것 같더라구. 너구리가 두더지 엉덩이를 걷어 찬 건 도둑인줄 알았다는 거야. 아니 그래 얼굴부터 내밀면서 들어갔으면 너구리가 알아보기라도 했을 거 아니냐구!”

“아니 근데 두더지는 정말 돼지를 만난거야?”

“그건 몰라. 소문은 그렇게 돌고 있어. 돼지 집에 들어가는 걸 누가 봤다고 하더라구.”

“너구리랑 그런 일 있고 바로 갔다는 거야?”

“으~응. 참 생각이 있는 건지, 없는 건지.”

“두더지를 한 번 만나봐야겠다. 같은 동네에서 얼굴 붉히고 살 필요는 없잖아?”

“만난다고 해결되겠어?”

“그래도!”

“아니, 두더지 헥가닥 하면, 앞 뒤 물 불 안 가리는 거 몰라? 괜히 만났다가 좋은 소리 못 들어. 일단 너구리를 달래 보자고!”

“그러면 너는 너구리 만나서 술 한 잔 해. 마음 좀 풀어주고. 나는 두더지를 만나 볼께. 되든 안 되든 노력은 해봐야지.”

“아이고, 참! 그래 알았어. 적당히 하고 와. 한 번 말 안통하면 백번 얘기해도 안 되니까 진 빼지 말고”

“그래 알았어.”

둘은 서둘러 너구리와 두더지에게로 갔다. 너구리는 화통한 친구여서 그런지 뒤끝도 없었다. 물소와 너구리의 술자리는 즐겁게 끝났다. 반면, 두더지는 달랐다....................(10화에 계속^^)

   함께여는세상 호외-9.hwp (35.5K) [2] DATE : 2015-06-04 15:3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