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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03 08:17
함께여는세상 호외-8
 글쓴이 : 조직선전
조회 : 675  

기묘한이야기

제 8 화

“그걸 제가 나서서 하겠다는 말씀이죠.”

“계획은 있어?”

두더지는 돼지가 자기 말에 넘어 왔다고 생각하며 자신감을 찾았다는 듯이 웃고는 말을 이어갔다.

“계획은 무슨 계획이 필요해요? 교과서가 있는데요. 교과서대로 쫙 해나가면 됩니다.”

“야, 그거 잘 못하다간 큰 코 다치는 거 몰라?”

“아니 보세요. 큰 코 다치는 거는 다 나중 일이죠. 그리고 잘 만 되면 다칠 일도 없어요. 문제는 동네를 두 갈래로 딱 나눠 놓으면, 쟤네들 깨지는거 일도 아니에요. 지금이나 지들이 의리 찾고 있지 그 때 가면 의리고 나발이고 다 없어지는 거에요!”

“너처럼?”

돼지의 말에 차를 마시던 두더지는 사래가 걸려 기침을 연신 해댔다.

“아냐, 아냐. 농담이야.”

“돼지님, 저 의리 있는 놈입니다.”

“의리는 개뿔!”

“뭐라구요?”

“아니라니까. 혼잣말 한 거야. 그래서 그걸 니가 해보겠다는 거지?”

“그렇죠. 제가 동네를 두 개로 딱 나눠 놓으면, 돼지님이 우리 쪽으로 일감을 몰아주는 거죠. 남는 음식도 우리한테만 주고. 그러면 쟤네들이요. 금방 무너집니다. 소, 코끼리, 물소가 지들 꺼 나눠주는 것도 한계가 있는 거거든요. 그리고 소문도 내는 거죠. 소, 코끼리, 물소가 그동안 이 동네를 버려 놨다. 일은 않고 모여서 이런거 하고 저런거 해서 우리가 이렇게 가난한 거다. 동네 일이 점점 줄어드는데 그나마 돼지님 네 일을 할 수 있는 게 어디냐. 뭐 이런 소문들을 내는 거죠.”

“오호!”

“그럼 그 다음 부터는 손 안대고 코 푸는 겁니다. 알아서 흩어질 거니까요”

돼지는 벌써 머릿속으로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내가 데리고 온 일꾼들이랑, 두더지가 모으는 애들이랑 딱 합쳐지면 해볼 만하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좋다! 그러면 해 봐라! 대신 나랑 오고간 얘기는 비밀로 해야 된다. 니가 하도 답답해서 동네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것처럼 보여야 되는 거 알지?”

“그거야 기본이죠.”

“좋아. 그러면, 일을 시작해 봐. 너구리 문제는 내가 알아서 처리해 줄게”

“약속하신 겁니다.”

“그래. 일 시작되면 내가 돈도 조금 보내줄 테니까.”

두더지는 신이 나서 나갔고, 혼자 남은 돼지는 곰곰이 생각에 빠졌다. 자기가 생각했던 것 보다 일이 빨리 진행되게 생겼다. 돈은 얼마가 들지, 일꾼 애들 준비를 어떻게 시켜야 할지, 이걸 자연스럽게 어떻게 꾸며낼지 생각했다. 두 시간을 앉은 자리에서 꼼짝 않고 생각하던 돼지는 빨리 곰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한편, 오늘도 하루 일을 마친 일꾼들은 돼지가 마련해 준 숙소로 돌아와 삼삼오오 모여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희한하게도 매일 모이는 애들은 자기네들끼리만 모였다.

깡마르고 꼬리에 검은 색 털이 있는 늑대는 뾰족한 이빨의 늑대와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뾰족한 이빨의 늑대가 머리를 긁적대며 뭔가 석연치 않다는 표정으로 말하고 있었다.

“형님, 그런데 말이죠. 우리는 여기 왜 온 걸까요?”

깡마르고 꼬리에 검은 색 털이 있는 늑대는 뭔 말인가 싶어 고개를 돌려 쳐다봤다.

“그게요 형님. 때가 됐을 때 한 판 붙으러 온 거 아닙니까? 그런데 삽자루 들고 매일 일 할라니 너무 힘들어서요. 우리는 이런 일 한 번도 안 해 봤잖아요. 그리고 명색이 어엿한 전직이 있었는데 노가다 할라니 존심도 상하고.”

“그러게 말이다. 보니까 돼지가 겁이 많은 것 같다. 확 몰아쳐서 단기전으로 가야하는데 길게 봐도 너무 길게 본다. 이러다가 우리 애들 지쳐 나자빠질까봐 걱정이다.”

“그래서 말인데요 형님. 우리들 받고 있는 돈이요. 그거 좀 더 올려달라고 하면 안 되겠습니까?”

“필요하긴 한데, 애들 사기도 진작시키려면. 근데 돼지가 짜. 완전 자린고비야.”

“뭐, 우리가 돼지한테 요구 못할 것 없잖아요. 우리가 다 까발리겠다고 하면, 지도 안주고는 못 배길 것 같은데.”

“그래 그렇지 않아도 고민하고 있었어. 기다려 봐. 내일 곰을 만나기로 했어. 한 번 얘기 해보지 뭐.”

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저 쪽 귀퉁이에는 모자 쓴 개, 발목에 팔찌를 끼고 있는 개, 뻘쭘한 개, 색안경 낀 늑대 등이 둘러 앉아 나지막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모자 쓴 개가 어제 있었던 일들을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그래서 우리 부서 형님들이 내가 처음보다 살 빠졌다고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막 챙겨주는 거야! 그러면서 힘든 일은 없냐, 일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정확하게 하는 게 중요하다 뭐 이러면서 일도 많이 가르쳐 주시더라고.”

발목에 팔찌를 끼고 있는 개가 말을 받았다.

“그러니까 말이지. 얘기가 나온 김에. 다 그래 다. 우리한테 얼마나 잘 해주냐고? 잘 해주면 잘 해 줄수록 부담스러워 미치겠단 말이지. 우리가 자기네들 죽이러 온지도 모르고....”

모자 쓴 개가 저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쉿. 다 듣잖아. 저 이들이 들으면 우리 또 얼차려 받아야 돼. 일하고 와서 힘들어 죽겠는데 벌 받기는 싫다.”

“알았어. 쟤네들은 모임을 따로 또 하나봐. 한 열 댓이 밖에서 자주 보는 거 같데?”

“내가 지난번에 넌지시 물어 보니까 저 치들은 전직이 화려하더라고. 뭔지는 모르겠는데 저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 있지? 그 이한테 다른 애들은 깎듯 하게 대하데. 대장 인가봐!”

이 때 뻘쭘한 개가 끼어들었다.

“몰랐어? 저 꼬리에 검은 색 털 있는 늑대가 우리 같이 들어 온 일꾼들 대빵이야!”.........................................................................(9화에 계속^^)

   함께여는세상 호외-8.hwp (36.0K) [2] DATE : 2015-06-03 08: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