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숙 “벼랑끝 상황…나는 답이 없다” |
| “두 목숨 잃고 174일 버텼는데...내가 뭘하겠나” |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에서 농성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은 노사 기습합의 후 법원 강제퇴거 집행 상황과 관련 28일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밀어 넣는 건데 나는 답이 없다. 이 문제가 끝나기 전까지는 전혀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174일을 여기서 오만 것을 다 견디고, 악조건들을 견디고 여기까지 왔는데 그렇게 강제적으로 끌어내린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하겠냐”며 이같이 밝혔다.
정규직 노동자 400명의 정리해고를 둘러싸고 전면파업과 직장 폐쇄로 맞서온 한진중공업 노사가 27일 진통 끝에 합의했지만 일부 노조원과 김진숙 위원, 민주노총‧금속노조 등은 노조 지도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노사 전격 합의로 부산지방법원은 전날 오후 집행관들을 들여보내 농성중인 노조원 100여명을 상대로 강제퇴거 결정을 집행했으나 노조원 20여명은 밤샘 항의 농성을 했고 현재 김 위원과 12명의 노조원이 85호 크레인에 남아 있는 상태다.
김 위원은 현재 상황과 관련 “전기가 끊겨서 배터리 뿐만 아니라 식사도 차단됐다”며 “어제 저녁부터 밥도 못 먹고 있다. 완전히 고립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용역들이 크레인을 점령한 상태로 완전히 고립돼 있다”며 “중간에 올라와있는 (조합원) 10여명은 식사가 공급이 되는데, 작년에 정리해고 반대해서 단식을 오래하면서 위를 상해서 죽을 먹고 있는다 (나는) 그 죽을 공급해주는 선이 끊겨서 못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어제 가처분결정을 법원에서 들고 와 집행을 했다. 사실 그게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이지만 경찰병력 3천명이 왔었다”며 “원래 가처분결정의 내용이 정문에서 노동조합까지는 자유로운 출입을 허용하고 85호 크레인까지도 생산을 방해하지 않는 이상은 허용되는 걸로 나와 있는데 법원에서 법을 어기는 집행을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기도 밥도 끊기고 완전 고립됐다”
김 위원은 “그래서 밑에 있던 조합원들은 끌려 나가고 중간지점에 조합원들이 한 25명 정도 올라와 있다가 몸이 안 좋아서 내려간 분들도 계시다”며 “사측에서 12명만 남으면 정리하고 용역을 철수하겠다고 약속해서 12명을 남기고 내려갔는데도 그 약속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현재 상태를 설명했다.
김 위원은 27일 노조 회의 상황과 관련 “26일 오후 3시 반부터 집행부와 조합원들간의 간담회가 있었다. 그 자리에서 지회장이 일방적으로 업무복귀 선언을 하겠다고 했다”며 “간담회에 참여했던 조합원들이 다 강력 반대하고, 지회장이 기자회견을 강행한다는 얘기를 듣고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막기 위해서 노동조합사무실을 사실은 점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은 “그랬는데 그것(업무복귀 선언 기자회견문)을 이메일로 언론사에 발송하고 조합원들이 바닥에 질질 끌려 나가는 과정에 사장과 지회장이 만세를 부르면서 악수를 했다”며 “농성 174일째 날에서 참담한 광경이었다”고 토로했다.
김 위원은 “정리해고당한 조합원들이 평생을 일했던 공장에서 쫓겨나는 것도 억울해서 지금 반 년 넘게 싸우고 있는데, 노동조합에서마저, 집행부에서마저 참, 조합원들을 버리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어떤 조합원의 표현대로 죽고 싶다,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노조 지도부가 합의한 내용과 관련 “첫 번째 희망퇴직을 한다는 것은, 지금 한진중공업 같은 경우는 2년 넘게 희망퇴직을 계속 받아온 상황이었다”며 “아무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두 번째 ‘정리해고는 이후에 협의한다’는 것은 6개월을 넘게 파업투쟁을 하고 고공크레인에 174일을 있어도 어떠한 내용의 진척이 없었는데 결국 법적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가면 대법원까지 3년이 넘게 걸린다. 생계가 아무 것도 없는 해고자들이 3년을 무슨 재주로 버티겠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은 “그다음에 대법원 판결이 난다하더라도 그게 안 이루어지는 경우들이 많다”며 “지금 청문회를 내일 앞두고 이틀전에 행정대집행이라는 이름으로 공권력이 위협을 하고, 조합원들 끌어내는 상황에서 국회까지도 우롱하는, 이 자본의 행태가 어떤 법이 영향을 미치겠냐”고 한탄했다.
김 위원은 “2003년도에 똑같은 정리해고 문제를 가지고 2명의 20년지기를 잃었다”며 “그때 이 85호 크레인에 129일을 매달려 있었던 김주익이라는 사람, 그리고 2주일 만에 곽재규라는 사람이 또 죽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죄책감 때문에 저는 8년동안 한 번도 보일러를 못 켜고 냉방에서 살았다”며 “그렇게 지켜온, 두 사람의 목숨을 지켜서 받아낸 단체협약서, 조합원들, 그것을 다 무너뜨리고 그 약속을 어기고 사측이 나오는데,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되겠냐”고 물었다.
김 위원은 “이 상황에서 더 이상 조합원들이 잘리고 길바닥에 내몰린다면 나는 살아도 산목숨이 아니다. 살수가 없다”고 말했다. 민일성 기자 | newsface21@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