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애쓰신 조합원 동지여러분!
오랜만의 휴가로 재충전하시고 더욱 강고해지는 우리가 됩시다!!
2015년, 우리는 찬란했습니다!
전직경찰과 특전사 출신 노조파괴용병의 폭력과 그 폭력을 사주한 자들이 있었습니다. 치열한 투쟁으로 쟁취한 합의서가 휴짓 조각이 될 무렵, 조합원 동지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공장으로 재집결했습니다. 똑똑히 기억합니다. 용병들과 그들을 비호하던 경찰들에 맞서 오직 하나의 목표로 정문을 지켰고 아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투쟁을 전개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보다 더 찬란했던 순간은 조합원 동지들 너나 할 것 없이 삼삼오오 집결하던 바로 그 때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갑을 자본은 그 모습이 더욱 두려웠을 것입니다.
2016년, 우리는 치열했습니다!
노조파괴를 완전히 종식시켜야 한다는 마음은 모두가 같았습니다. 노사합의 하나하나를 파기하고 들어오는 자본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박효상 전 대표이사의 구속은 이전의 우리투쟁은 물론 앞으로 우리가 전개할 투쟁이 정당함을 확인시켜 주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투쟁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의 연대는 갑을 정문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연대하는 동지들이 고맙고 또 고마웠지만, 그 동지들을 이곳에 모이게 한 것은 우리의 정당함도 있었지만, 긴 투쟁 마다 않고 완전한 승리를 갈망하며 투쟁한 조합원동지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권력과 용역깡패들의 진입을 막아야 하는 긴장감 속에서도 굳건히 견디며 이 공장안에서 여러 동지들과 투쟁의 휴가를 보냈습니다.
2017년, 우리는 한 고비를 넘어 다음을 준비합니다!
자본의 무책임과 무능력이 만든 사태 장가화로 동료를 잃었습니다. 서럽고 억울했고 분노했습니다. 자기 얼굴에 묻힌 더러운 오물조차 자기 손으로 닦지 못하는 무능한 자본은 그 어떤 것도 결정하지 못했으며, 오로지 탐욕으로 일관했습니다. 그렇기에 조합원 동지들의 또 한 번의 결단으로 직장폐쇄를 철회시켰습니다. 노조파괴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직장폐쇄는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그리고 동료의 장례를 치렀습니다. 이제, 한 고비를 넘었습니다. 변화된 상황, 변화된 조건에서 우리는 다시 한 번 승리를 위한 새로운 전략전술을 고민합니다. 다행히 잠시 쉬어가는 이번 휴가는 새로운 전략전술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뿐한 마음은 아닐 테지만, 몸과 마음을 충전하실 수 있는 휴가가 되길 바랍니다!
모든 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의 휴가는 마음 한 켠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우리가 철저하게 학습한 것이 있다면, 우리의 팔과 다리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너왔고 또한 그래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또, 한 발 전진하기 위해서 이 짧은 시간의 “쉼”도 잘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산을 넘기 위해 힘찬 발걸음 내딛었으면 좋겠습니다. 동지들,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자랑스럽고 고맙습니다. 휴가 후 환한 얼굴로 힘차게 다시 시작합시다! 투쟁!!
2017년 7월 27일
전국 금속노조/충남지부/갑을오토텍지회 지회장 이 재 헌